프로젝트 소식

민주주의 에세이청년 1인가구의 인권, 안녕한가요? | 나현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다. 민주주의 사회란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의 뜻에 따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용되는 정치를 지향하는 사회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근대사회운동과 독립운동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20세기 초부터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항하고 독립을 추구한 독립운동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원리와 가치를 포함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결과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제정된 헌법에서 잘 드러난다. 제헌헌법 제84조에는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은 국민의 권리와 자유, 다양한 정치적 참여 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 


이때 정립된 민주주의 체제는 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된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인 '4·19 혁명’과 1987년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민들이 벌인 민주화 운동인 ‘6월 민주 항쟁’을 통해 더욱 견고해졌고, 사회 전반에 걸쳐 민주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오랜 과정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원리와 가치를 수용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였다. 


청년세대의 민주인권은 안녕한가? 

모든 인간은 고유한 존엄성과 가치를 가지고 태어난다. 특히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사회적 계층,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가지는 권리인 인권은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이다. 이때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는 모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시민들의 인권은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호받고 증진되고 있을까?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이자, 희망이라 부르는 청년세대의 민주인권은 안녕한가? 안타깝게도 안녕하지 못하다.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즉 인권 침해는 상대적으로 사회 약자에 속하는 청년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이번 글에서 청년 1인가구의 주거권 침해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청년 1인가구, 주거 불안정으로 존엄성 훼손 

한국 사회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기준 33.4%에 이른다. 2050년에는 4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청년 1인가구 비율이 가장 높다. 청년 1인가구에는 독립생활을 원해서 하는 자발적 1인가구도 있지만,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된 비자발적 청년 1인가구도 있다. 


1인가구는 전체 가구 비율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인가구에는 고독사나 저출생이라는 특정 프레임이 씌워져 비정상적 가구로 보는 시각 또는 사회적 낙인이 존재한다. 특히 청년 1인가구의 경우,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고 부모의 지원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수동적이고 이기적인 세대로만 평가된다. 또한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에서 파생된 청년 1인가구를 일반적인 가구형태와 다르다는 이유로 편협한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이처럼 단편적이고 양분화된 관점은 청년 1인가구를 혼자 사는 삶을 택한 새로운 소비층 또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규정해 버린다. 청년 1인가구의 다양성을 살피지 못하는 현실에서 청년 1인가구는 점차 소외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 1인가구가 크게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주거 문제이다.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주거교육에 참여한 한 1인가구 청년은 “높은 집값과 비적정 주거지가 많은 도시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은 개인의 존엄이 훼손되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청년 1인가구는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연령에 따른 차별과 세입자라는 사회적 지위로 인한 차별은 물론, 분양주택 공급과 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청년 주거지원 방안으로부터도 배제됨으로써 주거 불안을 겪는다. 


국가 제도도 청년 1인가구의 주거권을 침해하고 있다. 만 30세 미만의 미혼인 청년 가구는 원가족으로부터 독립해 별도 가구를 구성하더라도 이를 인정받지 못하고 부모에게 귀속된 존재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주거급여를 신청조차 할 수 없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대 청년의 빈곤 완화 및 사회보장권 증진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는 19세 이상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모와 별도 가구로 인정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청년 1인 가구 수는 지속하여 증가하고, 청년 1인 가구의 빈곤 수준은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에 비해 더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으로 청년이 처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빈곤 상황에 처한 20대 청년의 어려움을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의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시성과 충분성을 갖춘 지원이 필요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연령과 혼인 여부에 따라 달리 적용되기보다 만혼 또는 비혼의 증가, 청년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를 반영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집다운 집에서 안전하게 거주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이를 지키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책무가 있다. 


청년 1인가구의 인권 보호를 위한 과제 


사실 청년 1인가구의 인권 문제는 주거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 정형화된 가구 형태와 다르다는 이유로 1인가구에 보내지는 차별의 시선, 계약직으로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사회 초년생과 육아휴직을 했다가 승진에서 밀리는 여성을 향한 눈초리까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1인가구도 또 다른 삶의 형태로서 인정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를 비롯한 공공에서도 청년 1인가구에 대한 정책 지원의 과정에서 개인적 특성을 감안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 언론 칼럼에서 “1인가구 대상자들에 대한 사회적 단절을 예방하는 공권력 강화 및 의도적인 사회적 관계망 확대가 오히려 개인의 사생활 보호, 개인정보 보호, 인권 보호 등과 같은 영역에서 윤리적 딜레마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특성을 감안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글 : 나현윤

씨앤드 대표 에디터. 20여 년간 사회적경제, 사회혁신 영역에서 일하며 사회 변화를 만들어가는 조직과 사람들의 콘텐츠를 고민했다. 작은 조직, 지역 등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곳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세상의 가치로 확산하는 1인 기업을 운영한다. 

* 해당 원고의 의견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민주화운동기념관의 공식 의견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